<열린마당> 진차남 GS25 광주태전점 지점장

우리 부부(진차남(61), 배설진(55))는 경기소녀상 추진위원이 우리 편의점에 모금함을 놓기 두 달 전 평화의 소녀상 후원가게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얼씨구나! 그럼 우리 가게가 1호점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금함 500개가 너무 적다. 1000개쯤 놓아도 될 것 같다’고 소녀상 추진 위원에게 나름 강력한 주문도 했다. 모금함이 준비되자마자 설명 들을 사이도 없이 계산대 앞 즉 손님들이 계산하다가 보지 않을 수가 없는 곳에 두었다.

지금 가게에 소녀상 모금함이 두어진 자리는 원래 ‘Save the Children’ 모금함이 놓여있던 자리였지만 이제 주인이 바뀌었다. 대신 ‘Save the Children’ 모금은 매월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 장사가 잘 돼서 그렇다기보다는 뼈다귀만 남은 방글라데시 아이들을 보면 어찌 돕지 않을 수가 있는가라고 생각되어서다.

우리 부부는 손님들이 계산할 때 동전이 남아 귀찮아하신 분들에게 소녀상 모금함에 대해서 어김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대부분 손님들은 흔쾌히 동전이나 지폐를 넣어주신다. 편의점 정산 전 남는 동전도(정산은 제대로 하고) 모금함에 넣고, 물건을 훔치다 걸린 분에게 훈계와 함께 취지를 설명하고 그 돈을 모금함에 넣기도 하고, 전화를 빌리거나 전화를 쓰신 분에게 모금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3개월간 3차례 개봉으로 총 모인 금액은 19만4,530원이다.

기업체나 정치인의 후원금도 좋지만, 시민들의 공감 하에 모금된 금액이 소녀상 건립의 의의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건립에 시간이 더뎌진다 할지라도 더 많은 분들이 건립의 의의와 과정을 공유하고 경험하게 된다면 그것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이 더 중요하고,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은 식당에 모금함을 놓기가 힘든 이유는 식당 문을 열자마자 일에 도입, 식사할 겨를도 없이 바삐 돌아가는 식당에 모금함을 놓으면 식당주인들은 손님들에게 모금함 이야기도, 모금 유도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식당보다는 편의점이 더 모금하기가 좋다고 생각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분들에게 공감하고 나라가 힘이 없어서 개인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희생을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평화의 소녀상으로나마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위로를 해드리고 싶었다. 청소년시기를 읽어버린 소녀들에게 그나마 용기를 내서 말씀하신 분들에게 묻지도 않고 일본과 합의하고, 이제 사과했으니 돈 받고 끝내자, 다시는 위안부라는 말을 꺼내지도 말자라는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결코 불쌍한 분들이 아니며, 오히려 그 삶을 견뎌내고 온 천하에 일본의 만행을 지적한, 아무나 할 수 없는 용기를 가지신 분들이다.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린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는 것이 당연히 인지상정이고 인간다움이며, 소녀상은 건립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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