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광주문화원 편집부

음력 6월은 삼복이 들어있는 가장 더운 달이다. 삼계탕이니 보양탕이니 아무리 먹어봐도 더위를 식히기 어렵고 몸은 더없이 지친다. 요즘이야 냉방시설이 훌륭해 견딜 만하지만 옛날에는 고스란히 더위를 감당해야했다. 그래서 생긴 세시풍속이 유월유두다. 음력 6월 15일에 세는 명절이기도 한데, 올해는 양력 8월 6일이다.

유두란 말은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으로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란 말의 약어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를 ‘물맞이’라고도 한다.

동쪽은 맑고 양기가 왕성해 이곳에서 머리를 감고 냇가에 앉아 밀떡과 술을 마시면 더위에 지친 몸을 다소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 데서 기인했다. 요즘 말로 하면 선조들의 바캉스인 셈이다.

신라시대부터 행하던 풍속이라고 추정되는 유두는 옛날에는 칠월칠석과 함께 여름철 대표명절이었다. 유두 무렵은 새로운 과일이 나고 곡식이 여물어 가는 시기여서 햇과일과 정갈한 음식을 차려 조상과 농신에게 천신제를 지내기도 했다. 

유두 풍속은 농사일로 바빴던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의 여유를 가짐으로써, 더위를 이겨내고자 한 조상들의 지혜에서 비롯되었다.

유두 음식으로는 유두면, 건단, 수단, 상화병(霜花餠) 등이 있다. 특히 유두면을 먹으면 장수하고 더위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었으며, 밀가루로 구슬 같은 모양을 만들어 오색으로 물들인 후 세 개 씩 포개어 색실에 꿰어 차거나 문에 매달면 재앙을 막는다고 하였으니 시원한 냉국수를 먹으며 오방색 밀 목걸이라도 만들면 그 사이 더위도 한 풀 꺾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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