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한결같은 한보람자원봉사회

경안동 전통재래시장 5일장에 어김없이 열리는 무료급식소를 경안동주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장날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운영해온 한보람자원봉사회 무료급식소를 애용하는 어르신과 장애인분들에게는 익히 널리 알려진 명소이다. 

평균 400여명이 찾는 이곳의 단골 메뉴는 잔치국수이다. 펄펄 끓는 가마솥에 특유의 재료로 삶아낸 맛깔나는 국물에 담은 국수, 그 맛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다들 극찬한다.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급식소를 찾은 이들의 열기는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20년 역사가 깃든 무료급식소 
2003년 한보람자원봉사회로 정식 출범

무료급식소의 시작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주시지체장애인협회 주관으로 지역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시작한 것이 2003년 당시 김원종 지체장애인협회장(현 경기도회장)의 노력으로 한보람자원봉사회로 정식 출범해 협회 앞 천막에서 장날마다 무료급식봉사를 해왔다.

이후 2010년에 기존의 좁은 천막에서 재래시장 상인회의 도움으로 현재 시장 안 세탁소 맞은편 약 100평의 공간으로 옮기게 되었다.

얼마 전 청천벽력의 위기 타개

그러던 중, 무료급식소에 때 아닌 위기가 닥쳤다. 급식소부지는 국유지였는데 느닷없이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점용을 받은 업체에서 무단점유임으로 철거하라는 공문을 접하게 된 것이다.

갑작스런 통보에 어쩔 줄 몰라 하던 회원들은 지체장애협회와 시장상인회, 경안4통 주민회 등과 한마음이 되어 무료급식소사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결국 주자창시도 업체가 스스로 포기해 자칫 20년 전통의 무료급식소 폐쇄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 

보람과 긍지로 급식봉사회 운영

한보람은 열악한 재정환경이지만 회원들은 누구보다 드높은 자신감으로 봉사한다. 장날이면 새벽부터 천막과 식탁, 그리고 의자 등 설치하고 오전 11시까지 모든 식사준비를 완료하기에 여념이 없다.

김화자 한보람자원봉사회장은 “이 곳 봉사회원들은 대부분 초창기 시절부터 봉사해온 회원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며 “잔치국수를 맛있게 드시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기시는 분들의 말씀에 힘입어 봉사의 손길을 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박순례 전 회장은 본인의 텃밭에 일군 채소들이며 먹거리를 아끼지 않고 내놓고 있으며, 조희선 사무총장과 김희옥 총무는 한보람의 든든한 버팀목과 살림꾼들이다. 한보람과 함께해온 서용준 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은 무료급식소의 큰 기둥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정영기(한국방송가수협회 광주지부장) 회원은 14년째 급식소의 만능 해결사이며 주방의 일꾼이기도 하다. 30여 회원들의 한결같은 바램은 무료급식소를 통해 따뜻한 온정의 열기가 오래도록 펼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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