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안기권 광주시 학교운영협의회장

광주시는 2001년 3월 21일 광주군에서 승격했다. 그 후 16년이 지난 광주는 많은 변화와 함께하고 있다. 2017년 8월 기준으로 인구의 급격한 유입으로 34만8,000여명에 이르며 등록된 차량 또한 16만8,000여대에 이른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인구가 45만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사회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시민사회단체가 상설 물놀이장을 만들어 줄 것을 시에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청원운동이 있었다. 같은 해 7월 ‘광주도 물놀이장 만든다’는 제목으로 광주시는 내년 6월 경안 근린공원 및 중대물빛공원 등에 ‘어린이 물놀이장 개장’을 목표로 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그러나 위의 내용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올해 곤지암도자공원에 임시 물놀이장 한 곳을 운영한 것이 전부였다. 광주시의 2017년 8월 기준 0~12세 아동이 4만7,000여명이나 된다. 과연 이 많은 아동들을 수용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광주시는 이처럼 변변한 물놀이장 하나 없는 낙후된 문화시설의 대표적인 지역이 된지 오래다.

광주시 유아 종합지원센터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시민은 많지 않다. 2016년 4월 남한산성면 회안대로 1404-1에 유아 종합지원센터가 국비 10억원과 시비를 포함해 총 33억 9,000여만원의 재원으로 건립되었다. 건축연면적 1,195㎡, 지상 3층 규모로 영유아 놀이체험실과 시간제 보육실, 놀이치료 상담실, 장난감 대여실, 세미나실, 다목적실(강당)을 갖추고 있는 복합놀이 공간이다.

이 좋은 시설이 대부분의 광주시민들이 이용하기 힘든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용시간 또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토요일, 일요일, 법정공휴일은 휴관으로 맞벌이 가정과는 무관한 시설이다. 

복지란 누구나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과연 시민의 삶의 공간과 괴리된 시설이 복지시설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시민의 삶을 반영하지 못하는 행정은 존재가치에 항상 의문점을 남긴다. 이처럼 괴리된 행정을 방지하기 위해선 광주시에서 현재도 일부 시행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더욱 확대해 시민들이 시의 살림을 계획하고 결정하는 제도를 정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시에서 일방적으로 예산을 결정하고 사업을 집행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계획되고 집행되는 행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위해선 시민들이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시민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와 더불어 민과 관의 관계가 상하의 이미지가 아닌 협치의 관계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시민들이 자치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에까지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는 1989년 브라질에서 시작되어 유럽, 캐나다, 뉴욕 등 선진국 도시들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는 2003년 당시의 안전행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통해 권장하였고 2011년 지방재정법이 개정됨에 따라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다.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청, 서울시 등 여러 도시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고 이러한 의견들이 예산에 반영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도 10월 중순부터 10개 읍면동을 순회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 제안 설명회를 진행한다고 한다. 광주시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예산들이 우리 시민의 삶을 반영하고 개선해 나가는데 사용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리며, 우리 광주시도 한 발 앞서 나가는 참여민주주의가 실현되길 기대해 바란다.

저작권자 © 광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