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파발극회, 광주대표공연으로 손꼽혀

남한산성아트홀 상주단체인 극단파발극회(단장 이기복)의 창작뮤지컬 ‘달을 태우다’가 관객들의 호평 속에 광주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13일과 14일 남한산성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창작뮤지컬 ‘달을 태우다’는 해동화놀이(달집태우기)를 모티브로 병자호란때 천민출신인 서흔남의 전쟁과 사랑, 우정의 대서사시다.

흔남이와 간난이의 애틋한 사랑이 다 피기도 전에 남한산성에는 전쟁의 풍파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흔남이는 청의 군대를 피해 남한산성으로 피난 오는 인조를 돕게 되어 곤룡포를 하사받게 된다. 또한 왕의 밀지를 전하고 적의 동태를 살피는 전령사 역할도 훌륭히 수행한다.

그러던 중 청의 장수로 나타난 연태를 만나게 된다. 연태는 흔남의 어린시절 함께 자라온 동무로 둘도 없는 막역한 친구였다. 그러기에 연태는 결국 흔남이를 위해 제 목숨을 희생하게 되고, 이후 흔남이가 죽은 줄 알고 자살을 하게 되는 간난이를 통해 극은 숨 가쁘게 절망 속으로 빠져든다.

결국 왕은 살기위해 남한산성을 빠져나와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의 항복의식을 한다.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에게 세번 절을 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리는 이른바 역사적 치욕인 삼전도 굴욕을 맛보게 된다.

결국 산성에는 모두 다 떠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만이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로 고통 받고 있을 때, 흔남은 말한다 ‘달을 태우자’고. 흔남은 믿었던 왕의 무능함과 자신을 위해 희생한 연태, 애절한 간난이의 죽음, 이 모든 걸 가져다준 전쟁의 악업과 모든 한(恨)을 태우는 살풀이춤을 추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총 31명의 출연진과 16여명의 제작진이 만들어낸 2시간 남짓 공연은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공연내내 관람객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는 등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출연진들은 공개오디션으로 선발돼 시민, 전문배우, 파발극회 단원 등 중학교 1학년부터 5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해 지역콘텐츠개발이라는 취지를 돋보였으며, 추가된 음악과 세련된 편곡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에, 지난해 12월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 ‘제9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베스트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역사를 다룬 공연이다보니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계속 집중하며 볼 수 밖에 없는 가히 브로드웨이급의 공연이었다”며 “이 공연이 광주만 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복 단장은 “광주다운 문화콘텐츠를 개발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며, 이번 공연은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것 같다”며 “현재는 예산이 없어 전국 순회공연을 갖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리며, 앞으로 보완작업을 거쳐 광주의 역사를 담은 공연을 지속적으로 기획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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