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봉선화 전도사’ 이종갑 선생

‘봉선화 전도사’ 이종갑 선생

매년 6~7월이면 곤지암읍 신촌리 인배마을에는 어김없이 봉선화 꽃이 활짝 피어난다. 수년째 마을사람들과 함께 이뤄내고 있는 봉선화 꽃길은 어느덧 마을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10년 전부터 민족의 혼과 정이 깃든 우리꽃 봉선화를 심어 널리 전파하고 있는 ‘봉선화 전도사’ 만당 이종갑(65) 선생을 만나보았다.

2012년 신촌리로 이사올 당시 이종갑 선생(봉선화식품 대표)은 흔히 생각했던 농촌 풍경이 아닌 물류창고와 제조공장들로 삭막함을 느꼈으며, 이에 담장 없이 봉선화로 울타리를 치는 등 매일 아침, 저녁으로 800m의 봉선화 꽃길과 600평의 봉선화 꽃밭 관리에 3시간이상을 보내기도 했다.

이종갑 선생은 “우리 민족의 얼을 기억하고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봉선화를 심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주민들이 ‘먹지도 못할 꽃을 왜 심느냐’는 반응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사람들이 봉선화 심기에 동참해 어느새 우리 마을이 ‘신촌리 봉선화 마을’이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이 선생은 대장암 환자로 31여번의 항암치료를 받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나 그럼에도 마을 주민들과 열정을 갖고 함께 봉선화 마을을 만들어오고 있으며, 어느덧 주변에 크고 작은 공장들로 삭막한 느낌이던 것이 건강한 피를 수혈 받은 것처럼 마을이 화기애애해지고 이웃간 소통이 늘었다. 

또한, 이 선생은 매년 봉선화 꽃씨를 예쁜 그림엽서에 담아 전국 초등학교를 포함해 1만여곳에 발송하기도 했으며, 이 사장의 SNS에는 봉선화를 파종하고 새싹이 돋아난 사진들과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지를 묻는 각종 사연들로 가득했다.

특히, 최근에는 곤지암읍민의 날 행사에 마을사람들과 함께 ‘신촌리 봉선화 마을’로 참여해 손톱에 봉숭아(봉선화) 물들이기, 동시 바꿔 쓰기 대회 등 봉선화 홍보와 봉선화 꽃씨를 나눠주었다.

곤지암읍민의 날 행사장에서 손톱에 물들이고 있다.

이제는 6~7월이 되면 한광수(59) 이장과 한길수(72) 노인회장을 비롯해 마을노인회원 및 주민 등 30여명이 하나되어 마을회관에서 마을입구까지 봉선화 꽃길을 만들고 있다.

이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는 홍난파의 '울 밑에 선 봉선화' 노래가 금지곡으로 탄압받았고, 만주 벌판에 독립운동가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며 애국가를 대신해 불렀던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꽃 ‘봉선화’”라며 “직접 꽃씨 나눔하는 봉선화가 전국 각지에 활짝 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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