麗江 古城 꼭대기에 '望古樓'라는 데가 있다. 3년 전 리장에 왔을 때, 승희랑 소연이가 하도 늦게 일어나 (그때만 해도 왜 그리 아침 잠이 없었는지) 심심한 아침에 혼자서 망고루에 올랐었다. 누구누구의 무덤이 있었고, 리장 고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던 기억이 난다.리장에 도착한 첫날, 나는 red를 데리고 제일 먼저 망고루에 갔다. 우선은 고성이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을 봐야겠다 싶어서였다. 그런데 망고루 입장료가 15元. 입장료가 있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그렇게 비싼 것 같진 않은데, red는 비싸서 못 들어가겠다고 나 혼자 들어갔
大理 古城에서 마차를 타고 동쪽으로 2元어치 만큼 가면 바다 같은 호수가 나온다. 귀 모양을 닮았다고, 이 호수의 이름은 '얼하이(耳海)'다. 얼하이를 구경하는 좋은 방법은 호수 가운데 있는 섬을 하나 골라 배를 타고 가는 것이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섬은 진수오다오, lonely가 강력히 추천하는 섬은 푸투어다오('extremely photogenic rock island' _ p.724)이다. 그리고, 그리고 그 어떤 가이드북에도 나오지 않는 섬이 있으니 남조풍정도가 있다. 정확하다고 소문난 lonely 지도에도 안 나오는
바이족(白族)은 수/당 시대부터 다리국(大理國)이라는 나라를 세워 송말까지 지켜온 민족이다. 40Km에 달하는 얼하이 호수와 고도 4200m의 창산이 앞뒤를 둘러싸고 있어 요새를 이루고 있는 다리의 지리적 요건이, 아마도 이 작은 왕국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요인일 것이다. ▲ 다리는 바이족 자치구이다. 바이족이 희색을 섬긴다고는 들었는데....배추도 섬기는 것일까? 다리 고성에 올라가니 배추를 모신 신전이 있다. 우스개가 아니고 진심으로...배추는 중국어로 바이차이, 그러니까 흰채소이다. 연관이 있는 듯도 한데... 다리국은 원
쿤밍에서 버스로 두 시간쯤 떨어진 곳에 있는 시산(西山)으로 가벼운 등산을 갔다. 산 중턱에는 말을 끌고 나와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소수민족 아주머니들이 있었다. 한 사람 당 5원이면, 그리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말을 타고 오를 수 있었다. 우리는 5원을 4원으로 깎았는데, 결과적으로 그건 무지 잘못한 일이었다. 약속한 지점에 와서 일은 벌어졌다. 우리는 10원 짜리 돈을 내밀었는데, 마부 아줌마는 잔돈이 없다면서 1원 어치 만큼씩 좀더 타라는 거였다. 그게 거짓말이었는지 어쨌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운남대에 가 보았다. 베이징에서 보았던 다른 대학들과 달리 작고 아담하고 깨끗했다. 쿤밍의 다른 관공서들처럼 잔디와 정원을 각별히 신경 써 가꾸는 것 같았다. 잔디에 놓인 테이블에는 공부하는 학생들과 경찰과 포커를 치는 마을 주민들, 연애를 하는 커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공부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일대일로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베이징과는 달리 교수들한테도 이런 푸다오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학연수를 하는 한국 학생 말을 들으니, 자기도 운남대학교 학생, 사범대 석사, 교수 이렇게 세 명한테 푸다오를 한다고.
배낭족들이 지켜야 할 불문율의 규칙이 있다. 그 어느 순간에도 복대를 몸에서 풀면 안 된다. 목욕하러 갈 때조차 지니고 들어가서 씻고 옷 입은 다음에 곧바로 다시 차야 하는 것이 복대이다. 복대에는 여권과 현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나는 그 규율을 어기고 화장실에 복대를 풀러 두고 나왔다. 그것도 몇백 명이 왔다갔다하는 기찻간 안에서!내 복대는 여권과 신용카드, 현금카드만 든 채로 기차 안에 상주하고 있던 경찰에게 신고되었다. 배낭에 분산시켜 놨던 현금을 하필이면 출발 전 짐을 싸면서 모조리 복대에 넣어 놓은 터라, 없어진
베이징에는 공원이 많다.공원 안에는 여러가지 신기한 운동기구가 있어서, 원하는 사람 모두 원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운동기구가 아니더라도, 중국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든 모여 음악을 틀어놓고 에어로빅을 하거나 맨숀체조를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살사와 탱고를 춘다.베이징에 또 많은 것이 호수이다.모조리 명나라 때 왕실에서 인공으로 판 것들인데, 고인 물이니 당연히 깨끗할 리 없다. 베이징시에서 어떤 방법으로 정화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냄새가 날 정도로 구정물은 아니다.이 호수들은 베이징 시민들의 공짜 수영장이기도 하다. 팬티만 입
잘 가꾸어놓은 정원과 고택 안에서 바라본 회랑.중국식 부잣집에는 전통적으로 회랑이 있다. 젤 유명한 건 이화원에 있는 길고 긴 회랑인데, 양귀비는 매일 긴 회랑을 거닐며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늙은 송경령도 이 회랑을 거닐며 산책을 했겠지...손문의 부인 송경령은 손문의 비서로 신해혁명에 공조했고, 손문이 죽은 후에도 중국의 근대화에 앞장서 명예국가주석의 자리까지 올랐다.송경령은 중국 명예국가주석의 지위에 오른 첫번째 사람인데, 송경령이 죽을 날이 다 되어가자, 일부러 그런 지위를 만들었다고 한다. 송경령이 대단한 건 그가 여자라는
장성에 갔다. 북경씩이나 왔는데, 장성에 안 가볼 순 없기에...salt는 3년 전에 가보고 이번이 두 번째, red는 첨이었다. 만리장성은 사실 만 리나 되는 장성이 아니다. 옛날엔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부분부분 끊겨 있어서 다 보기란 불가능하다. 우리가 무슨무슨 지구... 하는 것처럼 이 동네 저 동네에 걸쳐 있는 것이 장성이다.3년 전에 가본 빠다링 장성은 "와! 중국집 이름으로만 듣던 바로 그 만리장성이다!"란 느낌 외엔 별루였다. 돌도 거의 새로 만든 것들이고, 기념품 가게만 즐비한 것이 장엄한 느낌보다 조잡한 느낌이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에 도착한 우리는 어메이산과 낙산(러산)대불을 보고 지우자이꺼우까지 다녀오는 투어에 참가했다. 교통비, 숙박비, 식비를 따지면 중국에서 때로는 단체 투어가 매우 합리적이다.(라고 론니에도 나와 있다.)중국 사람들은 단체 여행을 좋아한다. 단체라 함은 적어도 2-30명은 되는 수인데, 그 많은 사람들이 빨간 깃발을 높이 든 가이드 한 명을 우르르 따라다니며 관광하는데 매우 익숙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투어를 선호한다.중국의 가이드들은 차에 타는 순간부터 잠자리로 안내하는 순간까지 목청껏 이야기를 해야 한다
우리는 티벳을 떠나 네팔로 가기로 하고, 함께 갈 일행을 찾아다녔다. 라싸에서 카트만두까지는 직행으로 쉬지 않고 달려도 꼬박 이틀이다. 대부분은 시가체, 얌드록초 호수, 에베레스트 등을 5일에서 7일 정도 여행하면서 네팔까지 간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얌드록초는 벌써 다녀왔고, 시가체는 별로 기대되지 않아 우리는 일정을 3박4일로 줄였다. 대신 안 가면 어쩐지 서운할 것 같은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만은 들렀다 가기로 했다.한국 사람 호중氏, 영국 사람 Mike, 레드와 쏠트, 그리고 운전기사 츠런왕뚜이 할아버지가 이번 여행의 일행
#말레이시안 친구 아이린. 아이린은 몇 년째 전세계를 떠돌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달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집에서 지내지만, 나머지 시간은 중국에서, 한국에서, 뉴질랜드에서 일하며 공부하며 여행한다. 중국어와 영어와 일어까지 수준급인 아이린은 그래서 어디에서나 누구와도 쉽게 친구가 된다. 한국에서 7개월 여행하면서 배웠다는 우리말 실력도 보통이 아니다. 우리가 라싸를 떠날 때, 아이린은 심한 고산증과 싸우고 있었다. 지금쯤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씩씩한 모습을 되찾았을지. #일본인 이뻬. 이뻬와의 인연은 뽀미로 거슬러올라간다. 경비가
많은 순례자들이 평생을 걸고 찾아오는 성지, 조캉 사원. 송첸감포에게 시집온 당나라 문성공주가 가져온 불상이 안치되어 있는 곳.(원래 라모체 사원에 있던 것을 옮긴 것이라고...) ▲ 당나라에서 시집온 문성공주 사원 앞에는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로, 사원 주위에는 마니차를 돌리며 부지런히 사원 둘레를 도는 사람들과 골동품을 파는 장사꾼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구경하는 여행객들로 언제나 북적북적거린다. 조캉 사원을 둘러싼 팔각 모양의 거리를 바코르 거리라 하는데, 이 거리에서 거미줄처럼 뻗어나간 골목골목에는 크고 작은 시장이 들어서
간덴. 티벳 말로 '즐겁고 유쾌한'이란 뜻. 15세기에 지어진 간덴 사원은 한때 겔룩파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던 사원이었지만, 문화혁명 때 크게 훼손되어 상처투성이 사원이 되었다. 하지만 간덴 사원은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다. 하늘과 맞닿은 높은 산의 지형을 그대로 이용해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요새 같기도 하고.... 어쨌든 라싸 주변에서 가장 볼 만한 사원. 빼놓지 않고 봐야 할 곳임에 틀림이 없다. ▲ 심하게 부서진 돌담과 건물 주변에는 무성한 풀이 자라고 있다. 간덴 사원 역시 라싸의 다른 사원과 궁처럼 복구 공사가
죽어 독수리의 먹이가 되는 사람을 보고 왔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놀랐다. 그리고 많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가 흔히 조장(鳥葬)이라고 알고 있는 장례법은, 죽은 사람을 나무 높이 올려 새나 짐승의 먹이가 되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이와 다르게 천장(天葬)은 죽은 사람의 육체를 토막내고 부수어 빠른 시간 내에 새들이 먹을 수 있게 한다. 수십 마리의 독수리들이 두어 사람의 살을 완전히 쪼아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이 채 안 된다. 천장사들은 다시 해골을 잘게 부수어 밀보리 가루와 섞어 던져 준다. 한
달라이 라마의 여름궁전 노블링카에 갔다. '여름궁전'이라는 것도 매력적인 데다가, '노블링카' 하고 입속에서 되뇌일 때마다 퍼지는 부드러운 느낌이 좋아서 나는 예전부터 이곳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노블링카의 입장료는 자그마치 60元. 가이드북에 나온 가격보다 두 배가 넘게 올랐다. 아무리 찾아봐도 개구멍은 없었다. 게다가 학생표도 없었다. 티벳 사람들은 모두 1원짜리 입장권을 사서 들어간다. 그마저도 아까워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우리는 옥신각신 끝에 나 혼자 들어가기로 했다. 혼자서 디카에 캠코더까지 들고 노블링
포탈라궁의 입장료는 100元. 너무 비싸 들어가고픈 마음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 야크 호텔에서 만난 네덜란드 커플이 가르쳐준 개구멍을 찾았지만,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포탈라궁에 이르니 정말 많은 할머니들이 마니차를 돌리며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가신다. 저 할머니들을 따라가면 혹시나 공짜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졸졸졸 따라갔는데, 따라가다보니 궁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다. ▲ 커다란 마니차를 돌리며 포탈라 궁 주위를 돌고 있는 노인. 저렇게 큰 마니차를 하루 종일 돌리고 있으면 팔이 무척 아프겠지? 티벳 사
남초에서 라싸로 돌아오는 길에 오체투지를 하는 승려 일행을 만났다. 모두 다섯 명인 그들은 사천성 아바에서부터 11개월째 오체투지로 라싸를 향해 가는 길이었다. 평생에 한번쯤 자기 고향에서부터 오체투지로 라싸의 포탈라궁과 조캉 사원을 향해 오는 티벳인들. 사천성은 장족이 거주하는 지방 중에서도 라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다. 11개월째라지만, 라싸까지는 100Km가 남았으니 아직 한 달은 더 가야 하는 셈이다.다섯 명 중 이 고행을 하고 있는 이는 세 명이고, 나머지 두 명이 짐수레를 끌며 친구의 고된 고행을 돕는다. 옷가지와
라싸에서 남초 호수를 향해 출발한 시간은 저녁 6시. 모두 초행길이라 지도를 보며 길을 물으며 찾아가야 했다. 호수가 60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왔을 때는 이미 주위가 어두워진 밤 10시. 가로등은커녕 작은 불빛 하나 없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남초를 찾아갔다.밤하늘에 떠오른 별은 내가 태어나서 본 그 어떤 하늘보다 많았다. 빈틈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잠깐 우주선을 타고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무시무시한 음악을 틀어놓고 언제 나올지 모르는 호수를 찾아가던 그 깜깜한 밤에 갑자기 반짝거리는 수백 개의 알전구가 나타났
얌드록초에 갔다. 야크호텔서 만난 범숙 언니, 리아 언니, 그리고 린쯔에서 석청 사업을 하시는 조선족 김명수 사장님과 함께. 얌드록초는 4488밑 고지에 있는, 그야말로 산 위의 호수다. 꼬불꼬불 길을 따라 산 위로 올라가면서, 이렇게 높은 곳에 무슨 호수가 있다고 생고생을 함 보러 가나 했다. 하지만 정상에 펼쳐진 호수는 그야말로 '그야말로'였다. 잉크를 풀어놓은 듯 새파란 호수의 색은 샹그릴라에서 보았던 에메랄드빛 호수와은 또다른 느낌이다. ▲ 아무도 없는 고요한 얌드록초 호수에서 우리는 커피도 끓여 마시고, 비스킷도 쪼개 먹고